리뷰- 연극 '테베랜드'

무섭지만 창의적인 연극
기사입력 2023.07.1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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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연극 한 편이 이렇게 감동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지 몰랐다. 지난 9일 관람한 연극 '테베랜드'는 170분 공연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촘촘한 서사, 약간 쓸쓸함을 연상케 하는 무대, 배우들 완벽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무대부터 시선을 끌어당겼다. 현대인 동반자(?) CCTV(관객들이 가끔 영상에 나온다), 흔히 큰집(?)으로 부르는 철창이 무대 전부다. 맨 앞 자리 관객과 무대가 연결되어 있어 박진감 넘치는 배우들 연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무대부터 무척 특이했다. 

 

아버지를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갇힌 아들 '마르틴'과 그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준비하는 극작가 'S', 마르틴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페데리코' 등 세 인물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게 펼쳐진다. 두 남자가 주고받는 대사가 무척 많지만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가끔 웃기는 대사도 있다. 무척 다양한 주제(인간관계, 신화, 문학, 음악, 극예술 등)로 두 남자는 대화를 한다. 170분 동안 수많은 대사를 쏟아내는 두 배우와 그걸 영상으로 보여주는 CCTV, 삭막한 철창까지 묘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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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농구하는 장면이 나와 더욱 인상적이었다. 농구를 잘 하진 못하지만 프로농구를 TV로 꼭 보는 나에겐 잘 맞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이 직접 공을 림에 넣을 때 짜릿했고, 안 들어갈 땐 아쉬웠다. 연극 '테베랜드' 구성이 농구 4쿼터와 쉬는 시간과 같아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인상적인 건 이주승과 길은성(길금성) 두 배우 연기다. 풋풋한 청년 '마르틴'을 연기한 이주승과 진지한 모습으로 그를 이해해주는 극작가 'S' 역 길은성(길금성) 연기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아버지를 살해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이주승 연기는 빛이 난다. 영화, 드라마에서 이주승을 가끔 봤지만 연극 무대에서 제일 빛난다. 

 

길은성은 이번에 처음 보는 배우인데 9일 공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극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극작가 'S' 역은 연기하기 힘든 역인데 길은성이 깔끔하게 잘했다. 

 

'테베랜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버지와 어렸을 때 티격태격 다투던 일과 지하철, 편의점, 극장 등 여러 공간에서 현대인을 감시하는 CCTV, 음악, 농구 등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170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밀도가 높고, 서사가 촘촘하다. 새롭고 창의적인 경험을 하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연극이다. 우루과이 극작가 작품이지만 우리 정서와 묘하게 맞는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창의적인 연극 '테베랜드'는 9월 2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석준, 정희태, 길은성(길금성), 이주승, 손우현, 정택운이 나온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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