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 "정유라 재판 출석은 보쌈 증언" 반발...특검 사과와 관계자 문책 필요

기사입력 2017.07.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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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에서 '정유라 출석 진실 공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김명철 기자]정유라(21)씨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경을 놓고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가 '전근대적인 보쌈 증언'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 변호사는 14일 오후 서초동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씨의 증인 출석 배경을 설명하며 "(특검의) 전근대적 보쌈 증언은 해외 토픽감"이라며 "우리 나라 법치주의 정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특검의 사과와 관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이 변호인단을 겨냥해 '사법 방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잘 알다시피 우리 나라에는 사법방해죄가 없다. 사법방해죄 구성요건을 창출한다면 대표적인 예로 보쌈 증언을 넣어야 한다"며 "위법한 방법으로 사람을 법정에 세워서 진술하게 하는 것은 절도나 횡령으로 훔친 물건을 내놓은 것보다 위법성이 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정씨가 변호인 측에 당일 오전 8시19분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특검 측 설명도 반박했다.

정유라씨가 변호인에세 직접 보냈다는 문자.[사진=박영수 특별검사팀]그는 "권영광 변호사는 (특검이 말하는) 시간대에 문자를 받은 사실이 없고 문자 받은 그 내용은 정씨가 10시부터 법정에서 증언하고 있는 사이인 오전 10시23분으로 찍혔다"며 "23분에 정유라 폰으로 메시지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는 휴대전화를 소지 못한다. 작동할 수 없다"며 "이것을 다시 애기하면 정유라 폰을 특검 관계자, 또는 지시받은 사람이 보관하고 있다가 정유라가 자의로 출석했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가지 절차상 문제는 다 차치하고 문자 하나만 갖고 정유라가 자의로 출석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것"이라며 "간단 문자 하나로 진실을 덮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특검 측이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배경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7일부터 삼성 재판이 진행됐고 8일 토요일 새벽 2시께 특검이 기습적으로 정유라를 증인 신청했다"며 "신청 이유가 특수1부에서 작성한 정유라 피의자신문조서가 변호인 쪽에 넘어가서 장시간 노출될 염려가 있으니 시급하게 조사할 필요 있다는 것인데 이런 신청 이유는 매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말하는 정씨에 대한 검찰 피신조서는 증거로 제출됐기 때문에 삼성 측 변호사가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확보한 피신조서를 검찰이 증거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회수할 방법이 없고 이미 제출됐는데 장기간 노출 우려는 근거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벽 2시 심야에 증인 주거지를 찾아간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며 "특히 여성을 찾아간다고 하면 심야에 대동하는 여성 수사관이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심야에 증인을 데려가려면 수사기관 데려온다는 것 자체가 강제성이 있어서 영장이 필요하다"며 "(정씨를 데려간 행위는) 불법체포, 인치에 해당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그제(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갑자기 나타나 거침없는 증언을 쏟아냈다. 이에 구치소에 수감된 최씨는 이런 딸의 증언을 전해듣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변호인은 심지어 정씨가 어머니를 잡아먹는 뱀이라고 알려진 '살모사'같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돌출행동을 한 정씨가 정말 마음을 바꾼것 인지 아니면, "엄마에게 무조건 다 미루고 너는 살라"는 최순실 씨의 계획된 쇼일지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런 정씨는 앞서 지난 12일, 예상을 깨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정씨는 거침없는 증언을 이어갔다. 정씨의 증언은 모두 어머니 최씨에게 불리한 내용이었다.때문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정씨가 생각을 바꿔 어머니를 궁지에 몰아넣은 배경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 변호인은 즉각 특검 측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씨를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씨의 증언이 그동안 최씨측이 주장해온 내용과는 상반되는만큼 변호인단내 균열도 감지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 씨 변호인은 "살모사 같은 행동으로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보다 더하다"면서 신뢰가 깨져 사임까지 생각한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같은 정씨 변호인의 발언은 정씨의 돌출 행동이 '어머니를 잡아먹는 뱀'이라는 살모사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정씨가 사촌언니 장시호씨처럼 향후 기소나 재판 과정에서 선처를 받기 위해 특검에 협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형이 불가피한 최순실 씨가 딸인 정유라 씨라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킨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씨가 현재 변호인단과는 연락을 끊은 채 오히려 특검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다, 본인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니라 설득력이 낮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여하튼 정씨의 돌발 행동으로 특검과 변호인 간에 때 아닌 진실공방까지 벌어졌고, 최순실 씨는 딸의 증언에 격노하면서 모녀관계를 끊겠다고까지 했다.

향후 최순실과 정유라 씨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김명철 기자 kimmc05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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