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원 모어 찬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주윤발이 반갑다
기사입력 2023.10.27 00:16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AKR20231010028500005_01_i_P4.jpg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1980~90년대를 돌아보면 제일 먼저 홍콩 영화가 떠오른다. 주윤발, 故 장국영, 유덕화, 곽부성, 정이건, 이연걸, 성룡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내가 좋아했던 유덕화, 왕조현, 여명, 구숙정 등이 정말 인기가 많았다. 홍콩 4대천왕(유덕화, 곽부성, 장학우, 여명), 대만 4소천왕(오기륭, 임지령, 소유붕, 금성무), 정이건, 하가경(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 전조), 손요위(한국 세 번 왔던 홍콩 미남 가수.. 지금 홍콩에서 배우로 활동 중) 등 정말 화려했던 시절이었다. 잘나가던 홍콩 영화가 1997년 홍콩 반환을 계기로 추락해 무척 슬프고 안타까웠다. 

 

 

 비슷한 영화 반복(도박 영화, 느와르, 코미디, 강시 영화 등)과 홍콩 배우들 겹치기 출연(주윤발은 1년에 영화 10편, 유덕화도 7~8편 찍던 시절), 세대 교체 실패(유덕화, 금성무가 30 넘어도 대학생으로 나오는 말도 안 되는 현실), 중국 광전총국(중국 문화 검열하는 기관) 살벌한(?) 검열로 홍콩 영화는 한국에서 거의 사라졌다. 유덕화, 구숙정은 지금 한국 20~30대들이 잘 모른다. 유덕화가 2010년대 한국에 와서 한국 젊은이들이 자기를 잘 몰라 섭섭했다는 기사를 읽고 나 역시 슬펐다. 그나마 가끔 홍콩 영화가 개봉(요즘 대만 영화가 자주 개봉해 다행)해 가뭄 속 단비 느낌이다.  

 

정말 오랜만에 본 주윤발 영화 '원 모어 찬스'를 지난 10월 25일 관람했다. '원 모어 찬스'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속은 따뜻한 한국 아버지처럼 아들을 사랑하는 부정을 주윤발 특유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했다. 예전 비디오로 봤던 주윤발 영화 '우견아랑'과 비슷했다. 주윤발은 액션 영화보다 이런 가족 영화가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이젠 나이가 들어 그런지도 모른다. 우리 어머니(1955년 5월 18일)와 같은 해, 생일까지 같아 주윤발은 나에게 더욱 특별한 배우다. 1989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사랑해요 밀키스!' 광고에서 그를 처음 보고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미혼 여교사)이 주윤발을 좋아해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 교사는 정말 홍콩 남자(중국이 아니다)랑 결혼했을까?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20231010517631.jpg

 

'원 모어 찬스'는 홍콩 광동어가 아니라 중국과 대만에서 쓰는 표준어(북경어라고도 한다)가 나온다. 그 점이 슬펐다. 이제 홍콩 영화는 중국화 되어가는 단계인 듯하다. 광동어 특유 빠르고 강한 대사가 그리울 줄이야. 홍콩 배우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보안법 통과로 자유가 사라진 홍콩 현실이 슬프다. 홍콩 배우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면 좋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언어, 문화가 다르지만 중국, 홍콩보다 자유로운 한국에서 유덕화, 양조위, 주윤발, 황추생('무간도' 황국장, 대표적 반중 배우) 등 홍콩 중견 배우들이 한국 영화, 드라마 나온다면 한국 배우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다. 

 

많이 늙었지만 긴 머리카락(머리숱 부럽다)을 휘날리며 멋진 모습을 보여준 주윤발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정이건이 일본으로 이민갔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주윤발, 양조위는 한국으로 이민왔으면 한다. KBS 일일극, MBC 주말극에 나오면 좋을 것이다.  

 

이 영화는 주윤발 외에도 원영의('금지옥엽' 남장 여자로 유명한), 방중신(요즘 중국 사극에 나온다) 등 홍콩 대표 배우들이 나온다.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따뜻한 주윤발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원 모어 찬스'는 오는 11월 1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김종권 기자 kjk200@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