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리뷰] 『일 테노레』, ‘암흑의 시대’에 피어난 사랑과 예술의 혼 그리고 저항.

기사입력 2024.01.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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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1930년대 청년들의 꿈과 사랑, 희생 그리고 올바른 시대정신에 관한 이야기!」


1930년대 서울(경성)을 배경으로 ’조선시대 최초 오페라‘를 만든 테너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 : 이탈리어로 ‘테너’) 초연을 서울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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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 테노레’, 캐스트 보드 –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 ⓒ선데이뉴스신문]


이번 관람 회차는 ‘서경수(윤이선), 김지현(서진연), 전재홍(이수한), 최호중(최철), 브룩 프린스(베커 여사)’ 배우 등의 캐스트 공연이었다.


‘일 테노레’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의사가 되는 것밖에 몰랐던 내성적인 의대생에서 우연히 ‘오페라’를 알게 되어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항일 독립 운동을 위해 맞서는 ‘문학회’의 일원으로서 애국심 고취를 위해 오페라 공연에 뛰어드는 두 독립운동가 ‘서진연’, ‘이수한’을 통해 어둡고 비극적인 시대 속 꿈과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일 테노레’는 1930년대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의 의대생으로 1937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  조선 최초 오페라 테너가 된 실존 인물인 한국 오페라의 선구자 ‘이인선’의 실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된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일 테노레’는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속에서도 청년들은 저마다의 꿈을 놓지 않았고 그것을 위해 달려가고, 결국 해방된 조국에서 그 꿈을 펼치기 위한 그날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일 테노레’의 등장인물들도, 가장 대표적인 넘버이자 극 중 공연 제목인 ‘꿈꾸는 자들’처럼 그 암울한 시대 속에서 ‘꿈’을 꾸고 이야기하던 청년들을 상징한다. 


의사라는 안정성과 부모의 반대에도 ‘오페라’를 향한 예술가의 꿈을 꾸는 윤이선, 사랑은 초월하고 해방된 조국의 청년이라는 자격으로만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신념 속에 ‘조국 독립’이라는 ‘조선 사람 모두의 꿈’을 위해 저항하고 투쟁하고 희생하는 서진연 그리고 이수한. 


방법과 색깔은 달라도 그들이 추구하는 해방 공간의 빛나는, 그 꿈의 이야기를 ’일 테노레‘  잘 짜여진 스토리와 마음을 울리는 넘버들을 통해 그 감동의 순간순간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23일 테노레] 공연사진_서경수, 홍지희 외 (제공. 오디컴퍼니(주)).jpg

[사진=‘일 테노레’, ‘서경수’ 배우 공연 모습 / 제공=오디컴퍼니]


‘일 테노레’는 전통 클래식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섬세하면서도 격정적인 넘버들이 불리고 연주된다.  


특히 18인조 중 무려 12인조가 현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극대화한다. 


대학 시절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윌 애런슨 작곡가는 이번 작품의 모든 오페라 곡들을 직접 작곡하여 오리지널로 선보이며 ‘윌 애런슨 표 음악’의 진가를 선사한다. 


특히 작품 속 상황에 따라 여러 형태로 변주되는 ‘Aria 1: 꿈의 무게’, ‘Aria 2: 그리하여, 사랑이여’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맞물리며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넘버로서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절정으로 치 닫으며 휘몰아치는 멜로디가 가슴 벅찬 감동과 뜨거운 울림으로 잊을 수 없는 음악적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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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 테노레’, 포토 존 –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 ⓒ선데이뉴스신문 ]


스토리, 넘버, 배우들의 연기 모두 좋았지만 특히 1930년대를 재현한 무대의 디테일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관객이 바라보는 ‘무대’라는 공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문학회와 학교, (히치콕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부민관 등의 공간 비주얼은 30년대 서울(경성)을 당시 그대로 표현된 ‘모단(Morden) 시대’의 정서와 분위기를 아주 훌륭히 잘 재현했다고 여겨진다. 


좀 과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심지어 당시의 향기 같은 게 느껴질 정도로 그 시대로의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특히 엔딩 무대, 부민관의 공연장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화려한 테두리의 명화 액자 또는 30년대 실제 공연장이 회전하며 클라이맥스로 내달리는 무대장치는 세 인물의 감동적이고 비극적인 운명의 순간을 아주 극적으로 상징성을 갖고 표현하기에 최고의 장치였다고 여겨진다. 


암흑의 시대 속에서도 피어올랐던 클래식한 낭만과 올바른 시대정신을 재현하고 그 시대를 살아간 청년들의 아픔과 사랑 꿈 그리고 희생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뮤지컬 '일 테노레'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는 2월 25일까지 공연된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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