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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정연태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24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두사람의 30년 인연이 새삼 화제로 또로르고 있다최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소장을 접수했고, 사건은 가사12단독 이은정 판사에 배정됐지만 아직 첫 조정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두 사람이 조정에 합의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이혼 조정이 성립되지만, 조정이 결렬되면 곧바로 이혼 소송이 진행된다.
최 회장은 조정 대상에 재산분할은 포함하지 않았는데, 향후 노 관장이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하면 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혼외자녀의 존재를 공개했지만, 노소영 관장은 그동안 공공연하게 이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두 사람의 이혼 조정 절차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사람의 결혼은 재벌총수의 장남과 대통령의 딸이 만나 '세기의 커플'이라는 세간의 주목과 부러움을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별거에 이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고(故)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같이 유학하던 중 만나 교제했으며, 1988년 약혼에 이어 결혼까지 '골인'했다.
결혼식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 관장의 은사인 이현재 당시 국무총리의 주례로 성대하게 치러졌다.당시 선경은 지금의 SK그룹과 같이 재계 '톱3'에 드는 글로벌급 그룹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현직 대통령과 사돈 기업'이라는 위치가 급성장의 토대가 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결혼 1년 후인 1990년, 선경그룹은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선경은 사업권 반납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김영삼 정부 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지금의 SK텔레콤으로 키웠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94년 함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1990년 2월 20만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뒤 귀국과 동시에 외화 밀반출 혐의로 소환된 것이다.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울지검은 최 회장 부부가 제출한 '결혼축의금으로 받은 돈'이라는 확인 증명을 인정,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후 이들 부부는 1995년 같은 사건으로 다시 검찰에 불려갔다. 이 때도 검찰은 증거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 선상에서 벗어났다.
이처럼 함께 우여곡절을 겪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결혼 초기에는 '천생연분'으로 알려졌으나 시중에선 '정략결혼'이라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결혼 이후부터 사이가 계속 나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세계일보에 보낸 편지에서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면서 더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최 회장은 편지에서 한 여성과 딸을 낳았다고 고백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혼외 딸이 6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부의 별거기간은 10년 안팎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