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박 대통령,한일 간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기사입력 2015.06.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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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대통령 축하 메시지(사진출처/청와대)
[선데이뉴스=박경순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2일 한·일 관계와 관련해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두 나라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는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비록 양국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이 있지만, 양국 국민은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를 통해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가까워져 왔다"며 "이제 그런 양 국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로 모으고 현안을 풀어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양국 국민들 간 신뢰와 우의를 쌓아나가는 것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양국 국민들이 마음과 마음의 교류를 더욱 심화하면서, 신의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양국이 함께 취해 나갔으면 한다"고 양국 정부에 촉구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한·일 양국이 지난 1965년 시작한 화해의 여정을 지속하고, 양 국민들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측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일본측에선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 등이 각각 참석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쉐라톤 미야코 호텔에서 열린 참석해 "한국과 일본은 반세기 전에 기본조약을 맺어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며 "50년간의 우호 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하다"이라며 "양국이 지역, 세계 과제에 협력·대처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 정상의 교차 참석은 전날(21일) 아베 총리가 먼저 참석 의향을 밝히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아베 총리만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 '한국은 한·일 관계 개선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대내외에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내 한·일 정상회담 성사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외교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과 관계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평가도 많다.

최대 '난제 중의 난제'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고, 8월 아베 담화 내용의 수위도 변수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일국교50주년리셉션 참석과 관련,"행사를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교착상태에 있는 한일 관계의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가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언급한 것도 너무 앞서나간 한일관계 개선 논의를 경계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그러나 유흥수 주일대사는 지난 20일 보도된 마이니치(每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가 아니다"면서 "어느 정도 정상 간에 이 문제에 대한 양해가 있는 가운데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위안부 문제는 사실상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인식, 평가돼온 그간의 기류와는 사뭇 다른 언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질적 진전과 함께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앞으로 한일 관계를 가늠하는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아베 총리의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 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이 서로 신뢰를 쌓는 외교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며 "이번 8·15에 양국이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65년 이후 일본 역대 내각이 견지해 온 인식을 확실히 계승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다음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일본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대독한 박 대통령 축사 전문>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 정부, 정계, 경제계, 문화·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쿄에서 기념 리셉션을 개최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오늘은 한국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한 지 꼭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반세기전 오늘, 양국은 20세기 전반 불행했던 관계를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고자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50년간 두 나라는 정치, 안보, 경제, 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교류를 통해 관계를 증진시켜 왔습니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두 나라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역사적 기회입니다. 비록 양국 간에 실타래처럼 꼬인 현안들이 있지만, 양국 국민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를 통해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가까워져 왔습니다.

이제 그런 양 국민들의 마음을 정부가 나서서 하나로 모으고 현안을 풀어나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하며, 이는 후세에 대한 우리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큰 장애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국이 그런 시작을 할 때,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는 한일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양국 국민들 간 신뢰와 우의를 쌓아나가는 것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 국민들이 마음과 마음의 교류를 더욱 심화하면서, 신의를 보다 깊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양국이 함께 취해 나갔으면 합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지난 1965년 시작한 화해의 여정을 지속하고, 양 국민들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박경순 기자 21p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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