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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십자사 IFRC가 최근 웹사이트에 함경북도 무산군의 수해 피해 현장 사진을 여러장 공개했다. 사진 VOA>
[선데이뉴스=한태섭 기자]지난 8월 말, 수해로 인한 함경북도 수재민들의 실태가 국제기구들에 의해 공개되고 있다. 수재민들은 밤에 불빛도 없는 임시 천막에서 얇은 이불에 의존해 추위를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적십자사 IFRC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은 수해로 집을 잃고 임시 천막에서 살고 있는 무산군 주민들의 실태를 비교적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의소리방송이 보도했다.
지난 8월 말 홍수로 집을 잃은 37살 박은혜 씨는 현재 남편과 11살 된 딸과 함께 임시 천막에 살고 있다며,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가 없어 밤에 불빛도 없고, 얇은 이불 하나에 의존해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적십자회 요원인 박 씨는 그나마 장작을 때면서 몸을 녹이고 있지만, 임시 천막에서 겨울을 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박 씨는 홍수로 마을 전체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말에 의하면 “여기가 길이었습니다. 저기에는 화단도 있고, 아이들이 노는 그네도 있었습니다. 여기는 강변이었습니다. 제방공사까지 다 돼 있었는데, 물이 다 넘어 버렸습니다…… ” 홍수로 집은 거의 파괴됐고, 남은 것은 모래와 돌 무더기, 홍수가 몰고 온 토사 뿐이라고 박씨는 말했다.
또 다른 수재민인 75세 옥리주 할아버지와 72세 리선덕 할머니도 국제적십자사가 제공한 방수포로 만든 임시 천막에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두 사람은 고령의 나이에도 낮에는 다른 수재민들과 함께 인근 주택 건설 현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등 건설 작업을 돕는다. 식사는 당국이 나눠주는 식량에 의존하고 있고, 식수는 근처 개울가에서 길어온 물에 식수정화제를 넣어 사용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 IFRC가 최근 웹사이트에 함경북도 무산군의 수해 피해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VOA>조선적십자회 요원인 박 씨는 옥리주 할아버지를 비롯한 수재민들에게 식수정화제 사용법 등을 알려준다고 전했다.그는 “알약 한 알을 넣고 풀어서 30분 동안 놔둬야 합니다. 물 정화 알약입니다. 이것을 꼭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배 아픈 것도 없고, 갑자기 이렇게 설사 하실 일도 없습니다.”라며 식수정화제 사용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도 최근 함경북도 수재민들의 모습을 전했다.
<국제적십자사 IFRC가 최근 웹사이트에 함경북도 무산군의 수해 피해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VOA>
유니세프에 따르면 현지 주민 심혜선 씨도 8월 말 홍수로 모든 것을 잃고 임시 천막에서 살고 있는데, 남은 것이라고는 그릇 몇 개와 얇은 담요, 이불 2개, 그리고 식수정화제가 전부라고 말했다.심씨는 “밤이면 너무 춥다”며,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 끌어안고 잔다”고 말했다. 심씨에게는 2살 된 딸이 있는데 최근 열이 심하고 기침을 많이 해 인근 진료소를 찾았는데, 의사는 딸이 영양실조에 걸렸다며, 땅콩과 설탕, 분유, 비타민과 무기질을 섞어 만든 영양식인 플럼피너트와 경구 수분보충 가루를 처방해줬다고 말했다.
의사는 “최근 질병으로 진료소를 찾는 환자가 10배 정도 늘었다”며 “아이들이 설사와 호흡기 질환에 많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적십자사의 패트릭 풀러 대변인은 수해 지역에 겨울이 닥치면 더 큰 피해가 생길 것이라며,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옷과 연료 등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패트릭 풀러 댜변인은 이어 다음 달이면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만큼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숙소와 기본 구호물품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국제적십자사는 수재민 33만여 명을 지원하는데 미화 1천55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목표액의 25% 밖에 모금되지 않았다며, 추가 지원 없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