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국민화합 새해를 맞이하자

기사입력 2017.01.0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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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2017년 새해가 밝았으나 우리는 아직 어둡고 긴 터널 속에 있다. 대통령 탄핵 사태보다도 심각한 것은 비관과 무기력이다. 대한민국이 한계에 왔고 지금 이대로는 벽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절감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덫에 걸려 있다. 자기 지역, 자기 집단, 자기 세력의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서로 뒤엉킨 채 함께 벼랑으로 밀려가는 것이다. 문제의 해답이 뭔지는 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서로를 믿지 못하고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생각 때문에 그 답을 풀지 못하고 있다.

세계 역사에 없는 성공 사례였던 우리가 ‘실패 국가’의 대열에 합류할지도 모른다는 비판이 먹구름처럼 나라를 덮고 있다. 답을 알면서 풀지 못하는 현장이 바로 국회이고 그 정점이 청와대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이르면 4~5월에도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불과 몇 달 뒤인데도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후보의 비호감도가 50%를 넘는다.

국민 다수가 혼쾌히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또 누군가는 대통령이 돼서 권력을 휘두를 것이고 패한 측은 이를 갈며 ‘무조건 반대’의 장벽을 세울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가 또 한 바퀴 돌아가는 것뿐이다. 이 정치 체제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던 악순환에 빠진 나라를 선순환으로 되돌려 놓을 수 없다.

국내의 거의 모든 전문가들, 해외의 전 기관이 ‘대한민국 경제구조 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책은 정치권에 초당파적 기운이 돌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극단적 당파 싸움일 뿐이다. 할 수 있는 건 포퓰리즘밖에 없다. 정부는 올 한 해 성장률 목표치를 2%대(2.6%)로 잡았다. 외환 위기 이후 18년만에 2%대로 낮춰 잡은 것이다. 그만큼 성장 동력은 떨어져 있고 경기 침체를 가속할 요인들만 쌓여 있다.

소비나 설비·건설 투자에도 취업자 증가 폭까지 모든 내수 지표가 작년보다 나빠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시한폭탄은 지금도 초침이 돌아가고 있다. 저신용 저소득 다중 채무자의 빚만 78조원에 달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버틸 수 없다. 부동산 시장 연착률마저 실패하면 재앙이 온다. 트럼프발 보호무역 파고와 미·중 통상 분쟁 쓰나미가 이중으로 밀려올 수 있다. 그래도 이 위기를 돌파할 힘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공직 사회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상책이라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다.

서로 손발을 묶는 정치가 지속되면서 관료 사회에 퍼진 무기력 증후군이다. ‘하면 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던 나라가 어느새 ‘될 일도 안 되는 나라’로 바뀌었다. 희망이 안 보인다는 절망감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까지 병균처럼 스며들어 있다. 정말 우리는 여기까지인가. 여기가 끝인가. 결코 그럴 수 없고 그렇지도 않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저력의 국민이다. 수많은 위기를 낭비하지 않고 기회로 만들어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에 오른 나라다. 다만 일시적 장애에 막혀 있을 뿐이다. 단 한 번의 계기로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나라와 사회의 분위기와 기풍이다. 많은 국민, 정치인들이 일방적 통치의 시대. 승자 독식, 패자 절망의 시대. 비타협 무한 투쟁 시대를 이제는 끝내자고 한다. 정유년 우리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절벽 위에 섰다. 한국은 20년 주기로 엄습한 위기를 국가적 발전 기회로 전환시킨 나라다.

1960년 4·19와 1961년 5·16 뒤엔 빈곤을 극복하고, 1979년 10·20 이후엔 국가 주도 경제를 시장경제로 강화시켰으며, 1997년 외환위기로 기업 체질을 바꿔냈다. 무능한 정치, 북한과 주변 4강에 휘둘리는 외교 안보, 경쟁력이 고갈된 산업 양극화가 심화된 사회구조가 한꺼번에 폭발한 위기 상황을 우리는 치열한 국민의식으로 극복해야 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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