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권한 독점에 안주

기사입력 2012.02.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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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운이 이학규(1770~1835)를 찾아와 자신의 거쳐 관묘당을 위한 기문을 청했다.

그는 40년간 과거에 응시하다가 만년에 포기했다. 

머리말에 당송 고시 한두 권을 놓아두고 자다 일어나 펼쳐지는 대로 몇 수씩 읽곤 했다. 

취하면 두보의 '취가행'을 소리 높여 불렀다. 

집 이름의 연유를 묻자 그가 대답한다. "사물의 이치는 깨달으면 묘하고 묘하면 즐겁지요 천기는 날마다 새롭고 영경이 나날이 펼쳐집니다.

묘함을 깨달을수록 보는 것이 점점 묘해집니다.

그래서 관묘당이라오대답을 들은 이학규가 벌떡 일어나 그에게 절을 한다. ”선생은 깨달으 셨구려 에전 선생이 갓 과거를 포기했을 때 다른 사람의 급제 소식을 들으면 낯빛이 흔들리고 마음으로 신망함을 면치 못했었소.

이제 바깥과의 교유를 끊고 참되고 질박함으로 돌아와 남은 해를 자연에 의탁하니 이것은 선생께서 지금 세상에 대해 이미 깨달은 사람이기 때문이요

선생은 초저녁에 자고 느지막에 일어나 머리털이 엉망이어도 빗질하지 않고 몸에 때가 있어도 목욕하지 않으면서 편안히 소요하며 자족하시는구려.

둥지의 참새가 새끼를 치고 나방이 변화하는 것 모두가 선생의 관묘를 열어주기에 넉넉하오 자식과 며느리가 나물 국에 술을 내오니 이 또한 선생의 관묘를 보좌하기에 충분하구려, 쩝쩝!부럽소해구상욕은 천자문의 한 구절이다.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할 것을 생각한다는 말이다.

 

몸이 더러워지면 목욕 생각이 간절하다.

그런데 권소운은 더러워도 씻지 않고 봉두난발이어도 머리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난한 살림에 술 한 잔 걸친 후 사물을 깊이 응시한다.

그러자 지난 40년간 벼슬길을 향한 전전긍긍을 놓지 못했을 때는 알지 못했던 깨달음이 사물들 안에서 일어나 날마다 영경이 눈앞에 환하게 펼쳐지더라는 것이다.

 

세상이 온통 진흙탕이다.

더러워진 물을 깨끗이 하자고 씻는 물이 또 구정물이다! 씻어본들 뭐하나 금세 더러워진다.

머리를 빗은 들 무슨 소용인가?이가 그대로 바글댄다.

그 꼴을 보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준업하게 나무란다.

민주통합당은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후보를 당대표로 뽑고 그다음 득표 순으로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후보를 최고위원에 선출했다.

 

이학영 이강래 박용진 후보는 탈락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6명 중 한 대표와 차점자인 문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김부겸 최고위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랐던 정치인이다.

호남 출신은 박시원 최고위원 한 사람뿐이다.

노 전 대통령은 10년 전 노사모 바람을 바탕으로 김대중 세력 중심의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에 오르고 본선에서도 이겼다.

그때 가장 큰 정치 명분이 지역정치구도 타파였다.

앞으로 민주통합당을 이끌 친노 주류도 10년 전과 비슷한 바람이 올라타 있다.

새로운 한명숙 지도부는 역사적인 시험에 들고 있다.

유권자의 첫 번째 질문은 수권정당의 자질일 것이다.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10년 동안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였다.

그러나 이후 야당 4년 동안은 비논리적이며 과격하고 공동체 가치를 위협하는 노선과 투쟁을 보여왔다.

 

국정 책임의식보다는 반이명박 한나라당 의식에 사로잡힌 측면이 많았다.

자신들의 정권에서 체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극렬히 반대했다.

이번에 후보들은 대부분 정봉주 석방을 외쳤다.

 

문성근 후보 등 일부는 BBK특검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들의 지난 정권이 임명한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부정하고 사법부의 판단마저 인정하지 않아 국가 사법체계를 위협하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실험이다.

과거 야당이 재야세력을 일부 영입해 세를 확장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기존정당과 시민세력 한국노총이 대규모로 합친적은 없다.

실험인 만큼 숙제가 많다.

이질적인 세력이 융합해 혁신의 시너지를 내야지 강경경쟁에 끄려서는 국민의 마음을 사기 어려울 것이다.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부설)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경택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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