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1일 발사한 北 미사일 MRBM급" 확인…최근 들어 사거리 가장 짧아

美 미사일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발사는 협상 대신 기술 전념 보여줘"
기사입력 2017.05.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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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전주명 기자]美 무부가 북한에서 지난 21일 발사된 미사일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임을 확인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오늘(23일) 보도했다.

RFA는 줄리아 메이슨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최근 들어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 중에서 이번이 가장 사거리가 짧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달 1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에 맞춰 발사한 미사일, 지난달 29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공중에서 폭발한 미사일,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일만인 지난 14일 발사한 미사일을 지난 21일 발사한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21일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가장 짧았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벤험 태평양사령부 대변인도 RFA에 지난 21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을 MRBM급이라고 확인하며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번 북한 미사일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발사한 화성-12형과 함께 지난 21일 발사한 북극성-2형을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에 이어 이번에 미국도 지난 21일 북한의 미사일을 MRBM급이라고 밝혔다.

사거리에 따른 미사일 분류는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800∼2천500㎞는 MRBM, 2천500∼5천500㎞는 IRBM으로 분류된다.

RFA는 이날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 ST 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 등을 인용해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고체연료를 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3일 국내외로 여러 어려움에 처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로 보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기술적 진전을 이루고 미국, 한국의 새 정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복합적 의도로 진단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핵미사일 능력 완성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북한이 더 이상 외교와 협상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 또한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기술, 위협, 지렛대’라는 3가지 전략으로 집약된다.

수미 테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국담당 보좌관은 지난 21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 때마다 관련 기술을 진전시키고, 미국과 북한의 주변국들에 대한 위협을 고조시키며, 잠재적으로는 미국, 혹은 한국과 대화할 때 이용할 지렛대를 강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잇단 발사를 복합적 의도의 결과로 보는 전문가들은 도발 시점에서도 치밀한 계산을 읽고있다.

이같이 북한의 도발 시점에 대한 치밀한 계산에 대해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북한이 한국 새 정부를 시험해보고 주목을 끌기 위해 현 시점을 택한 게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시기에 주의를 다시 북한으로 돌리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 또한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한국 행정부의 출범과 맞물린 북한의 잇단 도발을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의 2차 핵실험과 같은 맥락으로 진단했다.

특히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국내외로 여러 어려움에 처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로 보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내부 정치 스캔들과 러시아와의 관계, 중동과 유럽 순방 등으로 집중도가 떨어진 트럼프 행정부의 주목을 끌려는 목적이 크다는 건데, 발사에 성공하면 미래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까지 점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페퍼 소장 외에도 북한의 성공적 발사를 ‘몸 값 올리기’ 과정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여기엔 협상 조건을 주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북한은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의 새 정부에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할 것이며, 어떤 협상도 자신들 방식으로 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이 같은 행보는 협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비용과 어려움을 강조하려는 판에 박힌 전략이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문재인 정부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면서, 문 대통령이 (대북) 위협과 비난 전략을 이어가면 북한도 ‘벼랑끝전술’을 멈추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북한의 거듭된 무기 시험을 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닌 정해진 시간표에 따른 기술 개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국장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미사일 시험 발사를 70번 넘게 했다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탄도미사일 개발은 북한 정권이 명시한 완전한 핵 능력 보유 목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부소장은 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을 한국의 소위 ‘햇볕정책 2.0’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혜택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때문에 햇볕정책을 반복할 수 없을 것으로 믿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외교에 관심이 없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목적은 오직 안정적인 핵 억제력을 개발하는 것이며, 따라서 외부에서 어떤 압박이 가해지더라도 생존 수단을 협상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새로운 한국 정부와 화해하는데 관심이 없으며 외교적 유연성을 보이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주명 기자 63jm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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