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생리대 문제 후 "생리대 유해성 논란 일파만파"

릴리안 생리대 문제 제기한 시민단체에 유한킴벌리 임원 활동
기사입력 2017.08.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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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여성환경연대 주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태 관련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한태섭 기자]깨끗한나라 (4,245원 상승35 0.8%)의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일파만판 확산되고 있다. '릴리안 생리대를 쓰고 나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취지의 루머가 온라인과 SNS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다. 깨끗한나라는 릴리안 전 제품의 환불을 결정하며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그러나 생리대와 건강 악화 간에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것은 사회적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가 국내외 시험기관에 의뢰한 릴리안 생리대의 유해물질 검사 결과는 늦어도 9월 중순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검사에서는 독성 생리대 논란을 촉발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등 유해물질 검출 여부와 검출되는 양 등 생리대 관련 전반적인 품질안전 여부를 점검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을 일컫는 말로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에틸렌,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등을 통칭한다.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이번 생리대 논란은 지난 3월 발표된 강원대학교 연구진의 시험 결과가 시발점이 됐다. 연구진이 시중 생리대 제품 10종을 수거해 유해물질 방출량 실험을 실시한 결과 시험 제품 모두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는데 그중 릴리안 생리대에서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대 모두에 유해성분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생리대 제조사들이 유해물질이 든 제품을 만들고도 버젓이 판매까지 해왔을까. 그 이유는 이들 생리대가 현행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에서 생리대 품질안전에 관한 기준은 포름알데하이드, 색소, 형광물질, 산·알칼리에 관한 것만 규정한다.

이같은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전이나 환경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선진국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생리대나 탐폰(체내형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의료기기로 분류해 관리한다. 따라서 의약품엔 필수인 '전 성분 표시' 의무가 생리대엔 없다.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전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제품 안전성 기준이 그만큼 세밀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릴리안 생리대 위해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에 유한킴벌리 임원이 활동하고 있어 생리대 유해물질 조사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4일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현재 유한킴벌리 상무이사인 A씨는 연대의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처럼 생리대 업체인 유한킴벌리 임원이 활동하는 시민단체에서 실시한 생리대 위해성 조사가 객관적이냐는 것이다. 현재 단체가 진행한 조사 결과는 모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연대와 유한킴벌리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일축했다.

릴리안 생리대 위해성 논란은 3월 시민단체가 강원대학교와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11개 제품에서 200여 종의 휘발성유기화학물이 방출됐고 10여 종에서는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됐다. 시험대상 제품은 당시에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강원대 연구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릴리안만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

사태가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릴리안에 대한 위해성 검사에 착수했다. 부작용과 불안감을 호소 중인 소비자들은 릴리안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제품이 안전하다'는 태도를 고수해온 깨끗한나라는 지난 21일 제품 홈페이지에 공지까지 게시하며 무해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이틀 후 릴리안 생리대 전 제품 환불을 결정했고 같은 날 대형마트 3사는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단체는 "조사엔 해당 임원은 참여도 안했지만, 유한킴벌리와 연대에 대한 의혹제기가 있는 만큼 곧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유한킴벌리 관계자 또한 "유한킴벌리 임직원은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시민단체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임원 또한 시민 입장에서 참여한 순수 자원봉사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한태섭 기자 csn9911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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