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날

기사입력 2017.11.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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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교정(校庭)에는 부형(父兄)이나 모자(母子)로 보이는 이들이 서성대는 풍경이 금년 역시 적지 않다. 60의 노친(老親)이 보면, 40의 아들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니 장정(壯丁)이 다 된 자식이지만 후견을 하러 나온 심정은 짐작이 간다. 지방 출신의 수험생은 좀처럼 그렇지도 못할 것이고 보면, 선배들의 격문(格文)이나마 더욱 반갑기도 할 것이다.”- 언론인 천관우(千寬宇/1925~1991)가 <신세시기(新歲時記)>에서 1990년대 이전의 수험장을 묘사한 글입니다. 

그리고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大學修學能力試驗) 시대가 이어집니다. 1994학년도부터 대한민국의 대학 입학 평가에 도입된 시험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수능’이라고 부릅니다. 무조건 암기해야만 하는 문제점과 통합적인 사고력을 개선하기 도입된 ‘수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기존 수능제도 자체에 대한 대수술을 해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왜 일까요? 

프랑스의 대학입시 시험 ‘바깔로레아(Baccalaureat)는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창의력과 논리성을 지우게 되는 제도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육제도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입시제도 때문에 울고 웃지 않습니다. 수험생들도 최선을 다하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그 때문에 울고 웃습니다. 최선을 다한 수험생들 중에는 그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경되는 입시정책 그리고 교육행정가로 변신한 정치꾼들의 교육정책 등이 참교육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해마다 수능 한파를 유행시켰던 추운 날씨 뿐 아니라 지진이 발생하여 총체적 난국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수능’은 8시 40분 ‘국어’를 시작으로 아무 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명한 신세대들은 지금 이 시각에 열정을 다 쏟고 있습니다. 신세대들이 수능을 대하는 태도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악몽을 막아준다는 드림캐쳐(dreamcatcher) 등 가능한 당사자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재치 있는 선물을 주고받으며 시험에 대한 압박감보다는 청소년기를 마감하고 성인이 되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어 하는 추세입니다. 
수능시험 현장

그리고 ‘수능’ 전후 펼쳐지는 각종 이벤트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부산·경남의 일부 학교에서는 현대식 제사인 수능대박기원고사를 지냈는데...‘수능 응원제·수능 기원제·감사 기원 미사·고3 수험생을 위한 기도·촛불 기원제·대입 고사 전원 합격 기원제·수능 대박 기원 촛불 행사·수능 대박 기원 점등식·수험생을 위한 사랑의 콘서트’ 등으로 치러졌다고 합니다. 

오늘 시험은 5교시가 ‘제2외국어/한문’으로, 오후 5시 40분에 종을 칩니다. 이번 2018년 수능시험에 응시한 60만 명의 학생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후회 없이 시험장에서 나오기를 바랍니다. 60만 모두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 말은 <맹자>의 상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너르고 크고 올바른 기운’,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울 만큼 넓고 커서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당당한 기상’을 뜻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국민들이 했으면 하는 일은 걱정이 태산(泰山)인 수험생 가족들에게 칭찬과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수험생 모두에게도 행운(幸運)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지금 저의 외손자도 시험장에 있습니다. 품성이 ‘공자 맹자’인 이규민(서울고 3년)군을 비롯한 60만 수험생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스튜디오(오늘 강의 촬영)에서 빌고 또 빕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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