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남한 철쭉제와 북한 “선군팔경 철령의 철쭉”

기사입력 2018.05.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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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1997년 첫 개최된 고양국제꽃박람회는 2018년 12회 꽃박람회(4월 27일~5월 13일)에 이르기까지 62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화훼 박람회로 성장해 왔습니다. 금년 박람회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세상>이라는 주제로 36개국 320여 개의 화훼 관련 기관, 단체, 업체가 참가하여 세계 화훼의 최신 트랜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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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고양국제꽃박람회

 

필자가 본사 신민정 발행인과 함께 찾은 꽃의 향연(饗宴)은 지구촌의 아름다움을 모두 모은 행복연(幸福宴)이었습니다. 청복(淸福)도 좋지만, 철쭉 등 아름다운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 한반도의 산들에는 철쭉이 만발하기 시작, 그 아름다움을 마냥 뽐내고 있습니다. 남원 봉화산 철쭉제, 합천과 산청의 ‘황매산 철쭉제’는 지금이 한창이고, 양산 천성산 철쭉제, 보성 일림산 철쭉제, 장흥 제암 철쭉제 등은 어린이날 연휴에 진행되고, 이어서 남원 바래봉 철쭉제, 단양과 영주의 ‘소백산철쭉제’ 등이 삼천리강산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한라산 철쭉축제가 대미를 장식할 것 같습니다.

 

“바람의 향기 불어와 철쭉 꽃비가 내리면 잊혀져가는 추억이 있네. 빨간 우체통 그곳에 감춰두었던 그 옛날의 사랑이 그리워지네. 나 그곳에 가리라! 철쭉꽃이 곱게 물드는 산본 가는 전철을 타고 옛사랑의 추억을 찾아서! 이렇게 그리운 밤에는 철쭉 꽃비가 내린다. 수리산역 모퉁이 돌아서 나 그곳에 가리라”

 

철쭉! 진달래과에 속하는 낙엽관목. 키는 2~5m이고 어린 가지에는 선모(腺毛)가 있으나 자라면서 없어지며 회갈색으로 됩니다. 잎은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는 모여난 듯 달립니다. 잎은 길이가 5~10㎝ 정도인 넓은 난형(卵形)으로 끝은 둔하고 밑은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합니다. 연한 홍색의 꽃은 잎과 같이 5월 무렵 3~7개씩 가지 끝에 피고 꽃잎은 5개가 합쳐 깔때기 모양을 이루는데, 지름이 5~8㎝입니다.

 

열매는 길이가 1.5㎝ 정도 되는 선모가 있는 타원형의 삭과(蒴果)로 10월에 익습니다. 흰 꽃이 피는 것을 흰철쭉이라 하고, 이외에 같은 속에는 갈색 털과 꽃대에 점성이 있고 잎이 피침형인 산철쭉 등...오월엔 철쭉 피어 강산이 화려합니다. 금수강산(錦繡江山)입니다.

남한 지리산  철쭉.jpg

남한 지리산 철쭉

 

북한 땅에도 오월엔 철쭉 피어 금수강산입니다. 하지만 북한 위정자들은 ‘철쭉’하면 ‘철령’을 생각합니다. 죽은 김정일 때문입니다. 북한의 월간 <조선> 2005년 6월호는 ‘선군8경’이라는 연재물에서 “철령의 철쭉”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기사의 내용을 보면, “강원도 고산군 구읍리와 회양군 금철리 사이에 솟아있는 철령은 오르면서 40리, 내리면서 40리로 그 굽이가 아흔아홉이나 된다는 험한 령이다. 새들도 깃들기 저어하고 안개도 쉬여오른다는 가파로운 험한 령이지만 해마다 4월 말과 5월이면 산기슭과 벼랑, 계곡 그 어디라 할것없이 아름다운 철쭉꽃바다가 펼쳐져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철쭉은 가지 끝에 연분홍색의 꽃이 2~5개씩 모여 피는 진달래과에 속하는 잎지는 넓은 잎떨기나무이다. 령길과 산릉선, 계곡마다에 피여난 철령의 철쭉은 타는듯한 연분홍 빛갈과 아름답고 청신한 모습만으로도 황홀하지만 철령이라는 그 이름과 어울려 더욱더 정 깊고 숭엄하게 안겨온다. 김일성주석을 잃은 대국상에 겹쳐드는 자연재해, 제국주의자들의 고립압살책동으로 나라가 생사기로에 놓였던 엄혹한 나날 김정일령도자께서는 이 험한 철령을 10여차례나 넘어 최전연부대들을 찾아가시면서 선군장정의 길을 이어오시였다. 바로 이런 력사의 곳에 떨기떨기 소담하게 핀 꽃이여서 조선의 군대와 인민들에게 더더욱 유정하게 안겨드는 것이다.

 

오늘 선군8경의 하나로 불리우는 철령의 철쭉은 김정일령도자의 무비의 담력과 배짱, 조국과 인민에 대한 끝없는 헌신의 장정으로 빛나는 철령과 함께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사랑하는 꽃으로 붉게 붉게 피여나고 있다.”(10~11쪽)고 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철쭉을 얘기하는데도, <조선>은 “철령의 철쭉은 김정일 령도자의 무비의 담력과 배짱, 조국과 인민에 대한 끝없는 헌신의 장정으로 빛나는 철령과 함께 온 나라 군대와 인민이 사랑하는 꽃으로 붉게 붉게 피여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철쭉을 노래한 아래의 북한 시(詩)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김정일’ 관련 낱말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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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군팔경 철령의 철쭉

 

따스한 봄빛이/ 무르녹는 이 아침/ 철쭉꽃 반겨웃는 철령의 산마루/ 생각 깊은 언덕 우에 내 섰노라// 솟아오른 태양은/ 닿을듯이 가까워/ 해살은 온몸을 포근히 감싸안아도/ 내 마음엔 눈보라 그날의 눈보라...// 그 얼마나 모진/ 한겨울의 광풍이 휩쓸었던가/ 고립과 압살의 그 겨울은/ 꽃피는 봄날에도 이 땅을 흐리였고/ 열매 익는 가을에도 이 강산을 덮었거니.

 

꽃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꽃들은 침묵(沈黙)의 언어(言語)를 가지고 사랑을 , 평화를, 그리고 꿈을 가르쳐 줍니다. 꽃들은 우리에게 위안을, 희망을, 그리고 사색하는 마음을 줍니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열흘을 그대로 피는 꽃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색하는 사람은 꽃이 시들 때 비로소 꽃의 아름다움을 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음에 핀 꽃! “하늘과 사람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훌륭한 꽃, 나무에 핀 꽃이 아니요, 마음에 핀 꽃, 즉 도(道)나 말씀, 믿음을 가리킨다.”(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고 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북한의 글을 읽어 보면, ‘철령의 철쭉’이 ‘절경(絶景)’이나 선경(仙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신라봉건국가는 675년경에 철관성을 쌓았고 고려시기에는 여기에 관문-철관을 설치”(<조선대백과사전(20)>,635쪽)했었다는 ‘철령’의 ‘철쭉’은 분명한 북한의 ‘선군팔경’입니다. 그런데 이 철쭉은 남한 지리산 철쭉과 비교가 안 됩니다. 철령의 철쭉은 고갯마루에 핀 꽃이고, 지리산은 철쭉의 대화원(大花園)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부터라도 철령의 철쭉 앞에 붙은 수식어 ‘선군팔경’을 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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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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