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평양에서 영화를 배운 안나와 BIFF, 그리고 북한영화

기사입력 2018.10.1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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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호주영화-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포스터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현재 국내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 중에 2018년 10월 13일 현재 누적관객수 727명, 10월 13일 일간 관객수 3명인 영화가 있습니다. 9월 10일 오전 퇴계로 212 대한극장에서 연출을 맡은 안나 브로이노스키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도 열렸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 없었던 북한의 영화 촬영/제작 현장 최초공개!”라고 선전되고 있는 호주 영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Aim High in Creation!/2013년 제작)입니다. 이 영화의 홍보 자료에는 “세계 최초로 북한 영화산업 현장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특히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김정일의 영화교본을 바탕으로 하는 그들의 영화 제작 기법은 물론 연기 지도 방법까지 직접 알려준다”고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外/ 2018.09.13 개봉/ 전체관람가/ 상연시간 96분/ 출연 : 박정주, 리관암, 배용삼, 윤수경/ 줄거리; 대규모 탄층 가스 채굴의 위협이 시작된 호주 시드니. 영화감독 안나는 자신의 가족과 마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전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선전영화를 제작하는 평양으로 향한다. 감독, 배우, 촬영가, 작곡가 등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을 만나 도움을 청한 안나는 그들만의 독특한 영화 제작 기법을 배운 후, ‘평양 스타일’의 단편영화 촬영에 들어가는데…과연 안나는 평양 멘토들의 기대대로 영화를 만들어 마을을 살릴 수 있을까? 영화광 김정일의 영화교본 '영화와 연출’의 규칙에 따라 영화를 만들어보는 기상천외한 시도이자 혁명적인 코믹 어드벤처!”- 위는 영화 홍보 글입니다. 영화교본 '영화와 연출’? 김정일의 <영화예술론>입니다. 이 영화는 9월 29일 KBS-TV "남북의 창“에서도 소개되었습니다.

 

10월 5일 한 언론은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선전영화를 만들기 위해 평양으로 간 호주 영화감독 안나가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다. 서구 영화인 최초로 북한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아 영화를 촬영한 감독은 지금껏 영화나 방송에서 소개된 것보다 더욱 생생한 평양의 모습과 베일에 가려졌던 북한 영화, 북한 대표 영화인들과의 의미 있는 만남을 영화에 담아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했습니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10월 12일 총 관객 1명...지금까지 총 727명!

 

이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기간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개최되었고, 23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18.10.04~2018.10.13)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북화영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허겁지겁(?) 내년 얘기를 꺼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던 날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건이 형성된다면 관계당국과 협의해 북한영화와 영화인을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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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23회 BIFF/ 부산국제영화제-필자

 

그리고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2001년과 2003년 두 차례 북한영화를 상영했지만 인적 왕래는 없었다“며 ”영화감독과 배우의 영화제 참가를 전제로 북한영화를 초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내년 9월에 개최되는 평양영화축전에 참가해 북한 인사들과 접촉할 뜻도 함께 내비쳤습니다. 또한 “종전선언으로 남북의 물적 인적교류가 대폭 확대되고 자신의 신념과 영화에 대한 생각들이 가감 없이 전달되야 진정한 의미에서 남북한 영화교류가 이뤄 질 것"이라고...뭘 알고 떠드는 건지...문 대통령은 이런 사실을 아시는지...

 

북한영화! 앞으로 그 실체를 낱낱이 소개할 예정입니다. 여기서는 용어해설을 하기로 합니다. <조선말대사전(2)>은 “영화: 필림에 찍어서 운동적이고 조형적인 영상으로 보여주는 예술의 한가지. 대사와 함께 행동과 생활을 통하여 인간과 그 생활을 화폭으로 보여주는 종합예술이다. 사상주제적 내용이나 현실반영의 특성에 따라 예술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텔레비죤영화 등으로 나눈다.”고 했고, “영화예술: 객관적 현실을 필림(화면)에 찍어 영상으로 보여주는 운동성과 조형적직관성, 종합성과 시공간성, 편집적 특성을 체현하고있는 극예술의 한 형태.”(1515쪽)라고 기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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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16차 평양국제영화축전 포스터

 북한 <백과전서(5)>는 “영화: 현실을 생동한 움직임 속에서 직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예술의 한 종류. [특성]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영화는 우리 당의 힘있는 직관적인 선전선동수단입니다. 영화는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보여줄 수 있으며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오랜 기간의 력사적 사실들과 사건들을 직관적으로 생동하게 보여줄 수 있으므로 근로자들을 교양하는데서 소설이나 신문보다도 낫고 무대의 제한을 받는 연극보다도 우월합니다. 영화가 여러가지 예술형식가운데서 가장 중요하고 힘있는 대중교양수단이라는데 대하여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김일성저작집》12권, 9페지)”라고 기술했습니다. 북한영화는 한마디로 조선로동당의 “힘있는 직관적인 선전선동수단”입니다.

 

‘복합어(합친말)’로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주체예술영화’ (주체적예술영화 등), ‘혁명적영화예술’,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 ‘사회주의영화예술’ 등이 있습니다. 이 용어들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이론 형성과정에서 생긴 낱말로, 뜻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합니다. <우리 당 사상사업과 영화예술>에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은 본질에 있어서 수령의 혁명위업에 복무하는 예술이다. 수령의 혁명사상과 수령의 혁명위업을 떠나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수령의 혁명사상을 구현하지 않고 수령의 혁명위업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영화예술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영화예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다.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 식 사회주의사회의 요구에 맞는 혁명적 영화예술이 자기의 사명과 임무를 원만히 수행하자면 수령의 혁명력사와 빛나는 업적, 령도의 현명성, 고매한 덕성을 깊이있게 형상하여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쓰이는 영화 관련 용어들을 보면, 남한의 사전에 없거나 뜻이나 음(音)이 상이한 것들이 많습니다. 상호 교류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가 아주 많습니다. 또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한 영화제 관계자가 잘 알지도 못하고, ‘미주알고주알’할 분야가 아닙니다. 앞으로 진정한 한반도 영화의 등장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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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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