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2020 북한 달력 ③3월과 3월의 3.1인민봉기(蜂起)

기사입력 2020.03.01 10:2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2020년-북한-달력-3월-북한-조선출판물수출입사-발행.jpg
2020년 북한 달력 3월-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발행.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원래 캘린더(calendar)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朔日)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轉用)케 되었던 것입니다. H.D.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숲속의 생활>에서 “캐나다 태생의 채벌군인 그가 가진 책이라곤 한 권의 달력과 한 권의 수학책 뿐 이었다. 달력은 그에게 일종의 백과사전이었다. 그는 달력 속에 인류 지식의 요약이 들어있다고 보았다.”라고!

 

북한도 매년 달력을 발행합니다. 북한 조선출판물수출입사에서 발행한 북한의 2020년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The great Comrades Kim Il Sung and Kim Jong IL Will Always Be with Us.)”/ “주체 JUCHE 109 (2020)”/ “조선출판물수출입사 Korea Publications Export & Import Corporation”라는 글이 있습니다. 2020년 새 달력 ‘3월’에는 사진 “백두산의 향도봉”이 있습니다. / 달력 3월의 1일부터 31일 사이에는 [2일(식수절], [8일(국제부녀절)]이 인쇄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경칩 3.5/ 춘분 3.20]이 있습니다. 그 외에는 어떤 어휘도 없습니다./

 

[2일(식수절]“식수절(植樹節) [명] 나무를 심는 것으로 뜻 깊게 기념하는 명절.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와 함께 모란봉에 오르시여 산림조성의 새 력사를 펼쳐주신 주체35(1946년) 3월 2일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하여 이날을 식수절로 정하고 해마다 온 나라의 근로자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조선말대사전(2)>) /

 

북한의 식수절은 식목 장려를 위해 지정한 공휴일! 현재 3월 2일로 지정되어 있음. 1946년 4월 6일 김일성이 문수봉에서 나무를 심은 이후, 1971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4월 6일이 식수절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나 1999년, 1946년 3월 2일 김일성이 김정숙, 김정일과 함께 모란봉에 올라 산에 나무를 대대적으로 심도록 교시를 내린 것을 토대로 식수절이 3월 2일로 변경되었습니다. ‘김일성’도 좋지만. 3월 초에는 북한 땅이 동토(凍土)인데...백성들 고생시키지 말고, 대한민국의 ‘4월 5일 식목일(植木日)’을 ‘식수절’로 하면?

 

[8일(국제부녀절)]“평화와 민주주의, 녀성의 사회적 권리, 반제자주를 위한 투쟁에서 전세계 근로녀성들의 단결을 강화하며 그 위력을 시위하는 국제적 명절. 1910년 단마르크의 수도 쾨뻰하븐에서 열린 제2차 국제사회주의자녀성대회에서 3월 8일을 명절로 기념할 것을 결정하였는데 오늘까지 그에 따라 이날을 녀성들의 국제적 명절로 하고있다. 1909년 3월 8일에 미국의 시카고 녀성로동자들이 평등과 자유를 요구하여 파업을 일으킨데로부터 유래되였다.=3.8국제부녀절. 3.8부녀절. 3.8절.”(<조선말대사전(1)>) → 우리의 “세계여성의 날”!

 

1919년-3.1인민봉기-주요지역도-북한-조선대백과사전-13.jpg
1919년 3.1인민봉기 주요지역도-북한 조선대백과사전 13.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날’은 1920년 일제 강점기에 나혜석, 김활란 등 자유주의 진영과 허정숙, 정칠성 등 사회주의 진영이 각각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하면서 정착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2월 20일,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수록된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한국에서는 3월 8일을 여성의 날이자 법정기념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존중해야 할 ‘기념일’입니다.

 

달력 3월에는 “봉기(蜂起)”라는 낱말이 없습니다. 북한 <조선말대사전(2)>은 ‘봉기’를 “①벌떼같이 세차게 일어나는 것. ②낡은 사회에서,《외래침략자나 반동적인 통치계급을 반대하여 인민대중이 들고일어나는 대중적 투쟁.》을 비겨 이르는 말. ∥ 무장~. 4.19인민~. 광주인민~. 봉기하다[동](자). 봉기되다[동](자).” 라고 했습니다.//

 

3.1인민봉기-3.1인민봉기100돐-기념우표-2019.jpg
3.1인민봉기-3.1인민봉기100돐 기념우표-2019.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3.1운동’을 “<3.1인민봉기>를 거족적인 사회운동으로 이르는 말. / 3.1운동은 우리 민족의 반일애국정신을 온 누리에 자랑스럽게 시위한 거족적인 전민반일항쟁이였습니다. (장편소설 <력사의 새벽길>하)”로 풀이했고, ‘3.1인민봉기’는 “주체8(1919)년 3월 1일에 폭발한 전민족적반일봉기. 일제의 10년간의 야만적인 <무단통치>하에서 모진 수모와 학대를 받으며 사아온 조선민족의 쌓이고쌓인 울분과 원한의 폭발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 ‘3.1절’ 노래입니다. 오늘이 3.1절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선 남한의 ‘3.1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3.1 인민봉기’의 날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선 3.1 운동을 남한과는 상반되는 계급혁명의 성격을 띤 인민봉기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3.1 운동을 ‘기념일’로 보지도 않으며, 3.1 운동 자체도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3.1인민봉기-100돐-기념-평양시보고회-3.1.-인민문화궁전-조선중앙통신-2019.3.2.jpg
3.1인민봉기-100돐기념평양시보고회-3.1.-인민문화궁전-조선중앙통신 2019.3.2.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1 인민봉기’에 대해 김일성 주석이 “처음으로 반제민족해방투쟁에 참가하신 뜻깊은 사변”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인민봉기를 통하여 찾은 철의 진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3.1인민봉기를 통하여 조선인민은 반제민족해방투쟁에서 승리를 이룩하자면 반드시 위대한 수령을 모시고 혁명적당의 령도 밑에 옳바른 전략전술에 기초한 조직적인 투쟁을 벌려나가야 한다는 철의 진리를 깨닫게 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1919년 3월 1일 “전 민족적인 대중봉기”가 일어나자 당시 어리던 김 주석이 시위 대열과 함께 “만세”를 불렀다고 선전했습니다.

 

2019년은 한국인이 자주독립을 선언한 3·1운동이 일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회가 생겨 ‘좌우지간 뭔가’를 했습니다. 북한도 ‘3.1인민봉기 90돐기념 평양시보고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봉기”가 핵심입니다. [3월의 3.1인민봉기(蜂起)]를 ‘3.1운동’으로 바꾸면? 2020년은 한반도의 ‘3.1인민봉기 주요 구역’에 대해 공동연구를 하는 해가 되길! 북한 달력 3월에도 ‘3.1운동’이 인쇄되길 빕니다.

 

20190501100102_d97be04a749428e38150f96c98b8e259_8bcw.jpg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