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인민일보-辛丑年 중국 ‘소’ 문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기사입력 2021.02.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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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비주얼 차이나(Visual China)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 “가자 가자 어서 가자/ 네가 네가 빨리 가면/ 나도 나도 너와 같이/ 쉬지 않고 갈 터이야// 암소 암소 우리 암소/ 너의 천성 내가 안다/ 성큼성큼 걷는 모양/ 분명할 손 나의 동무// 누런 머리 검정 몸에/ 일가정에 보배로네// 어서 어서 빨리 가자..저 밭둑에 어서 가자/ 향내 나고 맛좋은 풀/ 다른 사람 비여 갈라// 얼른 한 짐 비여다가/ 너의 등에 실을테니/ 설렁 설렁 돌아가서 곺은 배를 불려보세/ 궂은 비야 오지 마라”(소타령/全州地方 民謠)

 

‘소’를 노래한 민요(民謠)는 전주지방 外에도 많습니다. 이들 민요는 대부분 소의 품성에 대한 노래입니다. 그리고 격언(格言)이나 속담(俗談)도 많습니다. “소는 농가의 조상(*농가에서는 소가 매우 중요하므로 조상같이 위한다는 뜻)”이라는 말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과거의 말이지만, 소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春園 이광수(李光洙/1892~1950)는 “우덕송(牛德頌)”에서 “소! 소는 동물 중에 인도주의자다. 동물 중에 부처요 성자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마따나 만물이 점점 고등하게 진화되어 가다가 소가 된 것이니 소 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ㅁ모르거니와 아마 소는 사람이 동물성을 잃어버리고 신성에 달하기 위하여 가장 본받을 선생”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한민족과 漢族의 ‘소’를 비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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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비주얼 차이나(Visual China)

 

중국의 임어당(林語堂/1895~1976)는 “중국의 유우머”에서 “중국인은 유럽 사람과 반대로 개를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개를 목욕시키고 입을 맞추고, 시중에 끌고 다니지 않는다. 우리들은 개의 주인이지 친구가 아니다. 우리가 참으로 애정을 지니고 있는 동물이 있다면, 그것은 토지를 가는 소”라고 했습니다. ‘소의 해’! 중국의 음력 1월 1일은 '봄 축제'라는 뜻의 ‘춘절(春节)’이라고 하는데, 온 가족과 친치가 한데 모여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한해의 가장 중요한 명절이자 축제! 중국의 국가 지정 공휴일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3일이지만 지역에 따라서 일주일, 보름 이상 되는 곳도 있습니다. 그 중국을 대표는 일간지 <인민일보>(2021.2.10.)에 “중국 ‘소’ 문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아래 전문(全文)을 소개합니다.


[2021년은 음력으로 소의 해다. 예로부터 중화민족의 소 문화를 배경으로 한 각종 상징적 의미의 신화, 풍속들이 전해 내려온다. 중국은 예로부터 농업사회로, 농경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소 문화 또한 중화민족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창조되고 기록되었다. 소는 몸집이 크고 힘이 있지만 온순해 길들이기 쉬우며, 부지런하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아 사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십이지신 중에 왜 ‘소’가 두 번째인가? 고대 중국은 하루를 12시진(時辰)으로 나누어 자(子), 축(醜),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불렀고, 한 시진이 지금으로 보면 2시간에 해당한다. 이 중 동물마다 한 시진을 상징한다. 한 시진은 해당 동물이 하루 중 가장 활발한 때로 이로 인해 십이지신의 순서가 결정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축우(醜牛)는 축시(1시~3시)를 일컫는 것으로, 이 시진 동안 소가 풀을 넉넉하게 뜯어 밭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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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화가 판원량(潘文良)의 회화 작품.

 

소는 인류 사회 진화과정에서 엄청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소를 ‘인축’(仁畜: 어진 가축)이라 부르고, 심지어는 ‘신우’(神牛)로 칭해 사람들이 가장 숭배하는 신적 존재가 되었다. 소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생산, 풍속뿐 아니라 중화민족의 내재적 정신에도 깃들었다. 소를 본보기로 그의 정신을 배워 중국 특유의 소 문화 및 근면 봉사적 민족성을 형성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소를 아끼고 경외해 중국의 각 민족들은 소를 존중하고 경외하는 전통 명절이나 풍습을 형성했다. 선량하고 온순하며, 평생을 힘들게 일하는 소는 줄곧 사람들 마음속에서 가장 존경하는 동물이었다. 한족(漢族)은 ‘타춘우’(打春牛) 풍습이 있는데, 문헌 기록에 따르면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부터 입춘(立春) 하루 전날 전국 각지 성곽 남쪽 문에서 동일하게 진흙으로 봄 소를 만들어, 황족과 귀족 및 평민을 막론하고 모두가 봄 소를 몰며 한 해 풍년을 기원했다. 당송(唐宋) 시대에도 ‘무춘우’(舞春牛) 풍습이 있었다. 청(淸)대 건륭(乾隆) 시기에도 입춘 소 몰기를 국가 경축 행사로 삼았다.

 

예로부터 중국의 시가에도 소를 주제로 한 것이 참 많았다. 문학과 회화 예술의 전당 속 역대 문인들은 소를 주제로 글을 쓰거나 그렸다. 중국인들은 소를 마음이 넉넉하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이익을 따지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성격으로 보았다. 매년 새해를 맞으면 집집마다 멋진 전지(剪紙:종이공예)로 창문을 꾸며 명절 분위기를 내는데, 이 전지 문양 중에는 소 형상이 다수다. 이는 노동인민의 농경 생활을 반영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부지런함과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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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후난(湖南)일보.

 

오늘날의 소는 재물과 훌륭함을 더욱 상징한다. 사람들은 평소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 “타이뉴러”(太牛了)라고 하고,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상승하면 “뉴스”(牛市)라고 한다. ‘우’(牛)는 이미 중화민족에 깊게 자리하기 때문에 중국어에서도 ‘우’자로 한 사람이나 사물의 정신을 곧잘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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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상임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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