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수첩속 '문건배후 K·Y'는 김무성·유승민"… 이준석 前 비대위원이 지목 `파문`

기사입력 2015.01.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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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국회/박경순 기자]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문건 유출 파동과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 내용이 공개된 가운데 수첩속 이니셜 K, Y의 주인공이 '김무성, 유승민' 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손수조 전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음종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모인 술자리에서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배후로 지목했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수첩을 유심히 들여다 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는데, 이 사진에는 이른바 '문건유출' 사건의 배후로 K와 Y라는 미확인 인물을 지목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김 대표의 수첩 하단에는 자필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쓰여있다.

이는 검찰이 정윤회 문건 파동의 주범과 종범으로 밝힌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나 박관천 경정의 이니셜과는 달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이 메모에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신'이라는 5명의 실명도 적혀 있다. 음종환과 이동빈은 현재 청와대 행정관이며, '신'라고 적힌 사람은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K와 Y의 이니셜의 주인공을 놓고 여러 설이 난무했다.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과 수석의 이름이 특별한 근거 없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문건파동 배후' 발언은 수첩에 등장한 5명이 지난해 12월 중순 만나 대화하던 중 흘러 나왔다고 13일 보도했다.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가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이준석 씨를 통해 올해 초 김무성 대표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이다.

배후 발언의 발설자로 지목된 인사는 '정윤회 비선 의혹' 당시 논란이 됐던 소위 '십상시'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음종환 행정관이다.

음 행정관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그 수첩에 있는 내용은 나는 모르는 얘기고, 나는 그와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배후 당사자로 지목된 김 대표와 유 의원 역시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 측은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문자를 통해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것을 메모해 놓았던 것"이라며 "내용이 황당하다 생각해 적어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도 보도자료에서 지난 1월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가 문건의 배후는 김무성,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면서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 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으로 모든게 사실대로 빨리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사석에서 취중 발언이기는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집권 여당 대표와 중진 의원을 겨냥해 확인되지 않은 민감한 사안을 거론했다는 것이어서 만일 이런 일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구출신 유승민 의원과 부산출신의 이주영 의원의 양자 대결로 전개될 것 같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수도권 출신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할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 의원과 홍 의원은 ‘친박’으로 알려져 있으나 유 의원은 사실상 ‘친박’에서 배제된 상태다.

하지만 유 의원은 친박여부를 떠나 대구경북에서는 차세대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높은데다 친박계 의원들과 두루 친분 관계가 두텁고 일찌감치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의원들의 지지세를 넓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유 의원은 ‘문건 파동 배후’라는 예상치 못한 쓰나미를 만났다. 최근 친박의 대대적인 공세를 받고 있는 김 대표와 박 대통령에 비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전 비상대책위원과 한 묶음으로 엮긴 양상이다. 조기진화에 나섰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집권 3년차를 맞는 청와대로서는 국회와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고리다. 게다가 2016년 총선에서는 최고위원으로서 공천에도 관여하게 되는 차기 원내대표는 어떤 시기의 원내대표보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친박계 의원들이 ‘문건 파동 배후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대구경북 출신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박경순 기자 21p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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