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험과 지혜 빌려 달라...반기문, 북한과는 비정치수단 활용을.

기사입력 2017.06.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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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은 1시간50분 동안 오찬을 함께하며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사진=청와대]
[선데이뉴스신문=신민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국내 정치는 소통하며 풀면 되지만 외교 문제는 걱정이고 당면 과제이니 경험과 지혜를 빌려달라”며 “앞으로도 새 정부의 외교정책 수립과 외교 현안 해결에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이 청와대 백악실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반 전 총장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4월8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전날 일시 귀국했다. 이날 오찬은 예정된 70분을 넘겨 1시간50분 동안 진행됐다. 당면한 외교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오찬 중 문 대통령은 "국내 정치는 소통하며 풀면 되지만 외교 문제는 걱정이고 당면 과제이니 경험과 지혜를 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이같은 문 대통령의 부탁에 "따로 말씀이 있지 않아도 연설이나 세미나 등으로 이런 입장을 널리 전파하고 언제든지 대통령과 새 정부의 자문 요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께서 어느 때보다 한반도 상황 등 힘든 여건에 처해 있어 잠 못 이루시는 밤이 많으시겠지만 지금 국민 지지도 높고 잘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버락 오바마 정부 인사들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만난 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취임 초부터 국민 지지를 높게 받는 새 정부에 대해 기대가 많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정중하면서도 당당하게 임하는 게 좋다. 한미동맹이 초석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북핵에 대한 한미 간 공통분모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북핵 문제를 포괄적·단계적·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란 점도 상기시켰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초기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북한에 원칙적 자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대북관계 물꼬를 트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산가족상봉 같은 인도적 접근과 평창올림픽을 활용하는 등 비교적 이견이 적은 비정치적 방법을 활용하는 게 좋다"며 "해외언론 인터뷰를 활용해 대통령의 생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이 미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협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향후 협상 등을 위해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많은 조언을 부탁한다’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연설이나 세미나 등으로 새 정부의 입장을 널리 전파하겠다”며 “언제든지 대통령과 새 정부의 자문 요청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반 전 총장에게 특사와 같은 구체적인 직책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신민정 기자 smyun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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