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9월 9일은 북한의 ‘공화국창건기념일’

기사입력 2017.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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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이 ‘태양’이라는 김일성(金日成)! 1931년부터 1940년까지 만주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일본군 토벌작전에 밀려 소련으로 들어가 1942년 7월 적군(赤軍), 즉 소련극동군에 가담한 김일성은 그 때부터 1945년 시월까지 소련만을 위해 싸운 덕분에, 소련의 훈장을 가슴에 주렁주렁 달게 된 ‘친자첸’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조국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조선말대사전>은 “9.9절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433쪽),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 =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주체 37(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창건하신 불멸의 업적을 영원히 빛내이고 후세 길이 전하기 위하여 해마다 국가적 명절로 기념하는 9월 9일.”(1406쪽)이라고 했습니다. ‘불멸의 업적’을 남긴 김일성...어처구니(於處軀尼) 없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9월 9일 전쟁설(戰爭說)'이 퍼지고 있는데, 9월 9일에 미국이 북한을 공습하려 한다는 것이 소문의 골자(骨子)입니다. 이 황당한 이야기는 일본의 극우(極右) 출판사 고단샤(講談社)가 발행하는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 기사입니다. 이 주간지는 지난달 7일 '아베 총리가 7월 31일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52분간 전화 회담을 했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폭(北暴) 계획을 알려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의 저질(低質) 극우 언론은 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김정은이 북핵(北核) 야심 때문에 ‘폭주기관차’를 타고 질주(疾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가 이승을 하직하자, 2012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2016년 두 차례 1월 6일 제4차, 정권 수립 68주년 기념일인 9월 9일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 3일 제6차! 그러니까 역(逆)으로 전쟁설도 나오고, 혹시 ‘애숭이’가 겁 없이 9월 9일 저주받을 실험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6차 핵실험의 여진(餘震)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함경북도 풍계리에선 추가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었고, 병기고에 은밀히 숨겨진 핵탄두를 김정은이 만지작거리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광경이 북한 TV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미국이 김정은의 자산압류 및 해외여행 금지 등이 포함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하는데...천방지축(天方地軸) 최고지도자께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습니다.
핵실험 후 군인들과 함께 웃고 있는 김정은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국주의 반동세력의 정치·군사적 압력과 제재책동이 극도에 달하였지만, 우리 군대와 인민의 필승의 신념을 꺾지 못하였으며 주체 조선의 도도한 혁명적 전진은 가로막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점잖게 말했습니다. 그러고도 올해 두 번의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설마 9월 9일에 제7차 핵실험은 하지 않겠죠?

 

그의 조부(祖父)가 세운 불법국가! <로동신문>은 김일성이 “해방직후 그처럼 복잡한 환경 속에서 숭고한 민족자주리념과 비범한 정치적수완, 크나큰 포옹력으로 온 민족을 묶어세우시고 자주독립국가건설의 튼튼한 정치군사적담보를 마련하신 토대우에서 주체37(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창건을 온 세상에 선포”했다고! 그런데 2년 연속 경축일에 핵실험을 한다면 “공화국의 창건을 온 세상에 선포하신 것은 식민지동방의 첫 인민의 나라, 사회주의조선의 탄생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의 김일성 업적은 핵실험의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60돐경축 중앙보고대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은 풀뿌리를 먹는 한이 있어도 체제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중국 관영 매체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북핵처럼 지역의 전략 균형을 깨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며,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 속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개구리밥(浮萍)이 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습니다. 김정은이  럭비공을 끼고 달릴지, 축구공을 몰고 달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제 그가 조부가 세운 나라가 자신의 잘못으로 핵(核)과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랄 뿐입니다. 물론 ‘9.9절’  이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기념일’ 이니 하는 것도 잊혀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백두산 천지에서 제주도 끝까지/ 새 기발 높이여 삼천만은 나섰다/ 산천도 노래하라 이날의 감격을/ 조선은 빛나는 인민의 나라다”로 시작되는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도!!!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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