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비핵화 평화체제 이루자

기사입력 2018.03.20 22:44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1407424740-20.jpg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남북이 4월 말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그 전에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핫라인)도 설치하기로 했다. 북한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대북 특별사절단의 정의용 수석특사가 방북 결과 발표를 통해 밝혔다.

 

북측은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백히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북측은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나서겠다는 용의를 밝히고 대화 동안에는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정 수석특사는 전했다. 이번 합의는 예상했던 기대치를 훨씬 넘은 파격적 합의라고 평가할 만하다.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까지 동시에 진전시키겠다는 이번 합의는 오랜 대북 협상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대로 이행된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남북 관계의 급진전뿐만 아니라 북·미 비핵화 대화의 가동을 통한 대결 국면 해소를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나아가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꿀, 완전히 새로운 판이 짜일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특히 우리 정상이 으레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굳어져 있던 남북 정상회담이 중립지대 판문점, 그것도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것은 김정은의 실용주의적이고 과감한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한 것도, 군사적 우발 사태 같은 긴급 상황도 양측 최고지도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엔 앞으로 정상회담과 이후 교류·협력 활성화를 통해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같은 남북관계의 전면적 복원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을 것이다. 나아가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고 한다.

 

앞으로 상호불가침 협정을 뛰어넘는 보다 구체적인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김정은의 평양 초청에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할 만큼 이번 특사 방북에서는 그 여건과 추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었다.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남측 특사단을 기다리게 하는 쇼를 하지 않았다. 신변 공포를 무릅쓰고 판문점 남측까지 오겠다고 했다.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까지 했다 한다. 대북 제재가 이대로 이어지면 결국 체제 위협이 되고, 미국이 실제 군사 공격을 해오면 과정이 어떻든 결과는 자신의 몰락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지금은 심각한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북핵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때 우리 정부가 조급증에 빠져서 원칙을 버리면 자칫하면 김정은에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주게 된다. 우리 정부가 핵무장을 완성하고자 하는 김정은의 방패막이가 돼주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일단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국 정부가 탐색적 차원이라도 미·북 대화에 나서게 되면 김정은은 미국의 공격 압박에서 벗어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를 이완시키려 나설 것이다. 북미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 가운데 이런 국면이 이어지면 한국민과 국제사회는 또 한 번 북에 속아 넘어가게 된다. 이번에 그 결과는 핵무장의 완성이다. 만약 미·북이 ‘북핵 사실상 인정’과 ‘북 ICBM 포기’를 맞바꾸게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 국민에게 최악의 상황이다. 북한과는 수많은 협의가 있었다. 그때마다 우리 정부는 ‘마침내 평화의 길이 열렸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닥친 것은 핵과 미사일이다. 이번 합의로 한국이 북핵 인질에서 벗어나는 길이 마침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 한 번 북의 기만전술에 말려들 것인지는 국민에 달려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www.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